서울의 '103년만의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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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좋은사람들 댓글 0건 작성일10-01-04본문
새해 벽두부터 대란이 일어났다.
저녘부터 내리던 눈이 오전에 갑자기 쌓이면서 대란은 시작되었다.
시간당 5cm라는 엄청난 양의 눈이 오전 내내 내리자 서울은 온통 난리였다.
각급 공무원들이 제설작업에 나서고 가지고 있던 온갖 제설장비가 동원되었지만, 계속 쌓이는 눈에 속수무책이었다.
아침 출근시간에 버스를 탈까 지하철을 탈까 고민하다가 지하철을 탔는데, 한 정거장 가더니 고장이 났다.
평소보다 3배는 시간이 더 걸려서 사무실에 출근했는데, 나는 좀 나은 거라 한다.
과학이 발달하고 인터넷 시대 운운하지만 자연의 위력 앞에서는 아이들의 소꼽장난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던 하루였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자연재해에 대해 우리는 꼭 누군가를 걸고 넘어지려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오늘 하루 기상청의 전화는 대란을 맞았다고 한다. 빗발치는 항의 전화 때문에. 기상청이라고 해서 오보하고 싶어 하는 것 아닌 거 다 알면서도 그곳에 책임을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게 어째서 기상청의 책임인가?
모르긴 몰라도 오늘 가장 착잡한 심정으로 하루를 보낸 곳이 바로 기상청일 것이다. 위로가 필요한 곳이다.
103년만의 폭설로 인해 다른 날에 비해 일찍 퇴근했다.
집에 일찍와서 아이들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인터넷 강좌도 들었다.
103년만의 폭설이 가져다 준 조그마한 선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설, 대란이라고 하지만 이런 날에도 쾌재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레카차 업체들은 오늘 횡재 아닌 대박을 냈다. 상한가...
가끔씩 레카차 운전사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오늘은 너무 일이 없다. 눈이 팍팍 와져야 하는데 말야...'
하늘은 공평하다.
모든 사람들의 소원을 잊지 않고 들어주니 말이다.
스키장도 한 몫 단단히 챙겼을 하루다.
인조눈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루에도 수천만원이 든다.
그런데 오늘은 거져 수십억은 벌었을 것이다.
대란과 대박에는 한 끗 차이라고나 할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다.
잊지못할 하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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